그 자리에 앉아 기다린 것이 30분을 넘었을 리가 없었다.문이 열렸을 때 곤은 이미 그것이 영이 아닐 것을 알았다. 그가 영을 이 자리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던진 미끼는 그렇게 간단하게 풀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. 그러니 불과 30여분 만에 저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이 영일 리는 별로 없었다.문을 열고 들어오는 자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곤은 저도 모를 헛웃음을 흘렸다. 도플갱어를 맞닥뜨리면 죽는다는 전승이, 왜 그런 건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. 저런 것을 마주치고, 멀쩡한 심장으로 과연 살아갈 수 있을까.그리고 그의 그런 소회는 문을 열고 등장한 사람 또한 비슷한 것 같았다.“상상 이상이군.”상대가 입을 열어 그렇게 말하는 순간 곤은 욕지거리를 내뱉을 뻔 했다. 그 음성은, 말투는 자신의 귀로 듣는 자신의 목소리보다도 더 자신처럼 들렸다. 소름이 끼쳤다. 백부가 왜 피가 섞인 아우를 죽여가면서까지 만파식적을 손에 넣으려고 했는지 알 수 있을 것도 같았다. 이렇게까지 똑같은 존재를 한 세상 안에 욱여넣을 수 있는 것이, 신 외의 다른 것일 리가 없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