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차피 사람은 모든 것을 기억하며 살지 않는다.이것은 꽤 좋은 변명거리지만 가볍게 들먹일 만한 이야기는 아니다. 가령 과거의 일정 기간이 머릿속에서 통으로 삭제되었다거나 그래서 곁사람들이 말해주는 이야기로 그랬다더군 할 뿐 실제 재생할 수 있는 당시의 오감이 없다거나. 기억의 섬으로 떠다니는 부분적 사실마저 목격한 적 없는 그런 막막한 때 쓰기 좋은 말이다.조영은 인생에서 어느 3년을 기억하지 못했다. 어차피 사람은 모든 것을 기억하며 살지 않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