“태자를 없애는 거겠지.”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대답을 곤

“태자를 없애는 거겠지.”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대답을 곤은 이미 다 안다는 듯 조용히 중얼거렸다.“도망친 태자가 안전하려면 뭐가 필요할까.”“그건.”“태자의 시체가 필요하지. 그래야 기를 쓰고 뒤를 밟지 않을 테니까.”새삼 생각했다. 이 분의 인생이란 어떤 것이었을까, 하고. 25년의 세월을 옆에서 지켜보았고 그래서 이젠 그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하면서도, 가끔 이런 순간이 올 때마다 진저리를 치게 되는 것은 아마도 그래서일 것이다. 육친의 죽음과, 코 앞에 다가온 자신의 죽음을 밟고 지나온 저 인생이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하고.“